[에코데일리뉴스=조재용 기자]
지난 7월 19일 서대문구의회 민주당 구의원 일동은 서대문 구청(구청장 이성헌)의 종합감사 실시 통보에 입장문을 발표하고 추경예산안 심사를 보류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민주당 구의원들의 입장문이다.
[ 입장문 ]
지난 2022년 7월 이성헌 구청장 취임 이후 서대문구 지방자치제가 거꾸로 후퇴하고 있습니다. 이성헌 구청장은 행정공무원을 앞세워 주민자치회를 일방적으로 중단시키고, 서대문협치와 서대문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반토막 내어 지방자치에서 가장 중요한 주민주도성을 말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감사담당관을 앞세워 서대문구의회를 종합감사하겠다며 집행부를 견제 감시할 구의회 활동마저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서대문구청은 지난 5월22일 서대문구의회에 일방적으로 종합감사실시를 통보하였습니다. 구청을 견제, 감시하는 구의회를 감사한다는 발상 자체가 반시대적입니다. 더구나 그 근거가 구의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구청장이 만드는 서대문구청 자체감사규칙이어서 어이가 없습니다. 그나마 자체감사규칙상 연초에 확정한 연중감사계획을 갑자기 변경하여 구의회 감사를 추가한 것으로 일상적인 감사가 아닙니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해석에 따르면, 자체감사는 지방자치단체 감사기구의 장이 소속돼 있는 기관, 그러니까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소속기관과 그 기관에 속한 자의 업무와 활동 등을 조사하는 것입니다. 서대문구 감사담당관이 소속돼 있는 기관은 서대문구청이고, 서대문구의회는 서대문구청에 소속된 기관이 아닙니다. 또 구의회 사무국 직원들은 단지 서대문구의회의 의회직렬 인력이 확충되기 전 상호 양해각서에 따라 파견 나와 있을 뿐입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회와 집행기관은 별도로 분리돼 있습니다. 당연히 구의회 사무국은 서대문구청의 소속기관이 아니고, 서대문구의회 사무국 공무원에 대한 임명권, 지휘권, 감독 권한은 서대구의회 의장한테 있습니다. 2021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이후에 지방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지방의회 의장의 임명권, 지휘 감독 권한은 특히 강화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대문구청은 구의회 사무국에 임시 파견 나온 직원들을 빌미로 구의회를 감사한다는 것입니다.
서대문구의회는 이러한 서대문구청의 부당하고 위법적인 감사통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구의회 의장은 사무국 직원들에게 절대 감사자료 제출을 하지 말라고 지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서대문구청은 파견 나온 자기 직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감사자료 미제출시 확인서를 제출하라며 징계를 협박하고, 향후 근무성적평가에 반영할 것을 암시하며 인사상 불이익을 예고하였습니다. 파견 직원들은 결국 서대문구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의장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 행동하게 돼 있는 사무국 직원들이 의장의 지시에 따라 감사자료 제출을 못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서대문구청의 압박은 지속됐습니다. 이에 신분상 위협을 느낀 사무국 직원들은 구의회 의장과 사무국장에게 수차례 함께 찾아가 감사자료제출 등 문제해결을 요구하였습니다. 결국 사무국장은 압박에 못 이겨 의장의 지시를 어기고 사무국장 전결로 구의회 자료를 서대문구청에 넘기고 말았습니다.
서대문구의회는 이제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에 주어진 집행부 견제, 감시의 본연의 임무를 지키기 위해 가장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서대문구의회 민주당 구의원 일동은 이성헌 구청장이 구의회 사무국 감사를 철회하기 전까지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의결을 보류합니다. 위법적으로 구의회를 감사한다며 구의원들을 위축시키고 사무국 직원들을 협박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예산안심사가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가 기관대립형으로 돼 있는 것은 지방의회와 집행부가 상호 견제와 조화를 이룸으로써 지방을 발전시키라는 취지입니다. 행정집행부의 독주를 막아야 하는 지방의회에 위법적으로 감사의 칼을 들이대고, 특히 자기 서대문구청 소속 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고 곤란에 빠트리는 이성헌 구청장의 횡포에 굴복한다면 서대문구의 지방자치는 미래가 없게 될 것입니다.
서대문구 주민 여러분! 서대문구청의 위법적인 구의회 감사실시에 항의해 주십시오. 그리고 서대문구의회가 불가피하게 선택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의결 보류를 양해해 주십시오.
이성헌 구청장은 즉각 구의회 감사실시 중단을 선포하고 서대문구의회와 대화에 나서십시오.
그리고 구의회 사무국 직원 여러분! 단지 지시에 따라 파견 나와 지금까지 열심히 할 일을 하였을 뿐인데 이런 일을 겪게 된 점 진심으로 위로합니다. 서대문구의원들은 여러분이 신분상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고, 지금까지의 불이익이 철회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23년 7월 19일
서대문구의회 민주당 구의원 일동
[조재용 기자 : hk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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